“엄마가 네가 다칠까봐 걱정돼.” “그렇게 하면 안 돼, 실수하면 큰일 나.” “왜 그렇게 행동해? 그러면 사람들이 널 싫어할 수도 있어.”

부모는 아이를 보호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보호가 지나친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아이의 자존감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2025년 현재 심리학은 부모의 내면 상태 아이의 자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1. 자존감은 관계 안에서 형성된다

 아이의 자존감은 ‘혼자’ 생기지 않습니다. 특히 생후~유년기 동안 자존감은 양육자와의 관계 속 반사 거울처럼 자랍니다.

내가 웃을 때 부모가 웃어주고, 실수했을 때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경험들이 “나는 있는 그대로 괜찮은 존재”라는 핵심 감정을 형성하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늘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항상 조심을 강조한다면 아이는 “나는 뭔가 위험한 존재인가?”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2. 사례: 불안한 엄마 B씨와 아이의 자존감

 B씨는 딸이 다섯 살 때부터 항상 조심시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넘어지면 다쳐”, “그거 만지지 마, 위험해”, “그렇게 하면 실수할 수 있어.”

아이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다섯 살이 넘은 딸은 새로운 활동 앞에서 망설이고, “엄마, 나 못할 것 같아”, “실수하면 혼나지?” 같은 말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도전하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보이면, 먼저 회피하거나 눈치를 보는 습관이 생긴 것이죠.

이 상황을 들여다본 심리상담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쩌면 아이는 실패보다 엄마의 불안을 더 두려워하는 걸지도 몰라요.”

 

3. '불안'은 아이에게 어떻게 전염되는가?

 불안은 말보다도 표정, 목소리, 태도로 더 많이 전달됩니다. 부모가 항상 조심스럽고 긴장된 상태라면, 아이는 상황 자체보다 “지금 뭔가 잘못될 수 있는 일이야”라는 정서적 메시지를 먼저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환경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기 판단보다 부모의 반응을 우선하게 됩니다. 이는 자존감의 핵심 요소인 자기 신뢰감(self-trust)을 약화시키게 되죠.

 

4. '조심'의 반복은 곧 '불신'의 메시지가 된다

 “다 네가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엄마가 널 너무 사랑해서 그래.”

이 말이 사실일지라도, 아이가 반복적으로 듣는 건 이런 의미일 수 있습니다:

  • “나는 스스로 못 믿을 존재인가 봐.”
  • “엄마는 나를 걱정하는 만큼 실망도 많이 할 거야.”
  • “내 감정보다 엄마의 불안이 더 중요하구나.”

이처럼 '사랑'과 '불안'이 뒤섞이면, 아이는 '자아' 안에서 '충돌'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자라야 하는데, 부모의 감정이 그 경험을 덮어버리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죠.

 

5.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부터 안정감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한 첫걸음은 “내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자각하는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아이가 스스로 실수해보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실수를 허용하는 환경,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 그리고 불안한 순간에도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가 아이에게 ‘나는 괜찮은 존재야’라는 내면의 힘을 키워줍니다.

 

■ 마무리: 자존감은 '말'보다 '태도'에서 전해집니다

 자존감을 키우는 말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정서적 안정감이 바로 아이의 자존감 토대가 됩니다.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엄마는 네 편이야.” 이 말이 진심이 되려면, 부모인 나부터 불안을 마주하고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 내 말보다 '내 표정과 마음'이 아이에게 어떤 신호를 주고 있는지 잠깐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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