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울거나 화를 낼 때, 어떤 부모는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어떤 부모는 감정적으로 크게 반응합니다. “또 왜 저래!”, “이렇게 예민해서 어쩌지?”, “내가 뭘 잘못했나?”
이런 반응은 단지 성격 차이일까요? 2025년 현재 심리학은 말합니다. 부모의 감정 반응은 아이의 것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고요.
1. 아이의 감정은 부모의 감정 경보를 울린다
아이가 울거나 화를 낼 때, 일부 부모는 이를 아이의 감정이 아닌 자신의 실패로 해석합니다.
“아이를 울게 만들었으니 내가 잘못한 걸까?” “아이 감정 하나 제대로 못 다루는 내가 부족한 걸까?” 이처럼 아이의 반응이 부모 안의 불안을 자극하면서 감정의 전이와 투사가 일어나는 것이죠.
이런 과잉 반응은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감정을 아이의 감정 위에 얹어버리는 결과를 만듭니다.
2. 사례: 아들 앞에서 감정을 참지 못한 엄마 C씨
엄마 C씨는 여섯 살 아들이 장난감을 던지고 울 때마다 큰소리로 “그만 울어! 그게 뭐가 그렇게 화날 일이야!”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뒤늦게 후회하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그 상황이 너무 불편해서요.”
상담을 통해 드러난 건, C씨가 어린 시절 **감정을 표현하면 외면당하거나 혼났던 기억**이 많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C씨의 과잉 반응은 아이의 감정이 아닌, 자신의 과거 감정을 마주하는 불편함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3. 과잉 반응의 심리학: 감정 투사와 감정 회피
심리학적으로 부모의 과잉 반응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 감정 투사: 아이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처럼 느끼고 과잉 공감하거나 불편해함
- 감정 회피: 아이의 감정을 불편하게 느껴 즉시 끊거나 억누르려 함
이러한 반응은 본질적으로 부모 자신이 감정을 다루기 어려운 상태임을 나타냅니다. 감정을 다루지 못하면, 감정은 감정으로 덮이게 되고 아이와의 건강한 정서적 연결은 어려워집니다.
4. 아이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과하게 반응할수록, 아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 감정 억제형: “내가 울면 엄마가 힘들어해” → 감정을 숨김
- 감정 과장형: “크게 표현해야만 주목받는다” → 감정 표현이 왜곡됨
결국 이는 정서 표현의 왜곡과 감정 인식 능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아이의 감정은 원래대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반응에 맞춰 조정되는 방식으로 배워지게 됩니다.
5. 감정을 통제하려 하지 말고, 이해하려 하자
아이의 감정을 조용히 듣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내가 불안하거나, 내 감정이 안정되지 않았을 땐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거나 조용히 시키는 것보다, 그 감정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예: “아이가 우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 → “내가 어릴 때 울 때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던 기억 때문은 아닐까?”
이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감정적 거리두기와 자기이해가 시작됩니다.
6. 아이의 감정은 나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이의 울음, 분노, 실망은 성장의 일부입니다. 그 순간마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그 감정을 ‘같이 지나가는 동반자’처럼 대할 수 있다면 아이에게는 정서적으로 큰 안전기지가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부모에게도 자기 내면을 돌아보고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마무리: 반응 대신, 이해를 선택하는 연습
아이의 감정은 부모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머물러 줄 수 있는 신호입니다.
감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받아들여지고 이해받을 때, 아이의 감정도, 부모의 감정도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아이가 울거나 화낼 때 ‘왜 이 감정이 나에게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조용히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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