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불안을 어떻게 받아줘야 할까? – 감정을 수용하는 부모의 힘
“나 학교 가기 싫어…”, “엄마, 나 아플 것 같아”, “불 끄고 자는 거 무서워…”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불안 가득한 말들. 그럴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 아무 일도 안 일어나.” “그건 별거 아니야, 걱정하지 마.”
하지만 아이는 정말 괜찮을까요? 2025년 현재까지도 심리학은 말합니다. 아이의 불안을 억누르기보다, ‘받아주는 태도’가 정서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요.
1. 불안을 억누르는 부모, 수용하는 부모
부모의 반응은 보통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억제형 반응: “그건 별거 아니야”, “무서워할 이유가 없어”
- 수용형 반응: “무서울 수 있지”, “그럴 때는 어떤 느낌이 들어?”
억제형 반응은 아이의 감정을 ‘문제’로 간주하고, 수용형 반응은 감정을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받아들입니다.
불안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머물러 줄 대화의 대상이어야 합니다.
2. 사례: 불안을 표현한 아이와 당황한 아빠 D씨
7살 민준이는 매일 밤 “혼자 자는 게 무서워”라며 울먹입니다. 아빠 D씨는 처음엔 안아주었지만, 점점 짜증이 납니다.
“너 벌써 일곱 살이야. 그만 좀 해.” “아빠도 피곤해. 무섭다고 하면 더 무서워지는 거야.”
하지만 며칠 후 민준이는 더 심하게 울고, 결국 아빠 옆에서만 자려 합니다.
상담 과정에서 아빠는 이런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나도 어릴 때 무섭다고 말하면 혼났거든요. 그 기억이 나서 더 화가 났던 것 같아요.”
이처럼 부모의 과거 경험이 아이의 불안 수용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해결보다 공감을 먼저 원합니다.
3. 불안을 받아주는 3단계 반응
2025년 기준 심리학에서는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반응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인정: “무섭구나, 그럴 수 있어.”
- 탐색: “어떤 게 제일 무섭게 느껴졌어?”
- 함께 계획 세우기: “다음엔 우리가 이런 방법을 써볼까?”
이 3단계는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기초 회로를 만들어 줍니다.
4. 아이의 불안은 성장의 일부입니다
불안은 미성숙의 신호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서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4~8세 사이의 아이들은 상상력과 현실 구분이 모호해 불안을 자주 느낍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건 “네 감정은 틀리지 않아”라는 메시지입니다. 그렇게 말해주는 어른이 곁에 있다면, 아이도 스스로 감정을 다룰 수 있는 힘을 천천히 익혀갑니다.
5. 불안을 받아주는 부모의 내면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는 일은 내가 내 감정을 수용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만약 부모가 자신을 향해 “왜 이렇게 예민해?”, “또 불안하다고?” 라고 말해왔다면, 아이의 감정에도 쉽게 짜증과 회피로 반응하게 됩니다.
그러니 아이를 받아주기 전에, 나는 지금 나 자신의 감정을 받아주고 있나?”를 먼저 물어보세요.
■ 마무리: 불안을 없애기보다, 함께 머무르기
아이의 불안은 우리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보다, 감정 속에 같이 있어주는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오늘 하루, 아이가 무섭다고 말할 때 “왜?”라고 묻기 전에 “그럴 수 있어, 무섭지”라고 먼저 말해주는 연습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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